2010년 10월 20일
아침을 훈훈하게 하는 동영상 세개 *'ㅅ'* +다... 당분간 공지...
눈에 카메라가 달렸고, 코... 혹은 부리... 로 의심되는 부분에 음악 센서가 있어서 자동으로 몸을 들썩들썩 춤추는 인형, 키폰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온 키폰



어......... 언니가 찜질방 백번 데려가 줄게 언니랑 사기자!!!

(자폐아 치유용으로 개발된 인형이라 개별 구입은 삼천만원 호가하시는 몸이라나 뭐라나....)


느무 마음에 들어서 ㅠㅠ 틈날때 마다 플레이하고 화면은 못봐도 음악은 듣고 있는 자신을 발견, 당분간 최상위에 올려둡니다. 키폰 언니는 해치지 않아요...........ㅠㅠ 아 느무 좋다........
by 청룡하안사녀 | 2010/10/20 08:40 | 다른 댁에서 데려옴 | 트랙백 | 덧글(17)
2009년 11월 23일
7, 8회차 관람 후기.
하라는 일은 안하고! -ㅁ-


7회차는 파란만장했습니다. 동행들을 홍대에서 먼저 만나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합정역으로 갔죠. 날이 좀 추워서, 역 하나 거리지만 전철을 타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거기서 버스를 타야 했으므로...
.......갈아탈 버스가 너무나 너무나 안와서... 약 40분 넘게 기다렸습니다. 당연히 환승 안되었죠....

그렇게 2000번을 타고, 씨너스 이채가 있는 쇼핑몰 앞에 내렸습니다. 자칭 천상의 사운드라는 씨너스 이채 9관. 제일 뒷줄에 앉았는데, 저희 일행 세명 오른쪽으로 여성 세분? 네분 정도가 더 주루룩 앉았지요.

4회차때 제 뒤에 앉은 분과의 듀엣(..) 만큼은 아니지만 이 뒷줄 여자들 통곡 모드.... 다들 알고 온 사람들이 맞는지라 엔딩 크레딧 올라가도 요지부동으로 심지어 노래에 박자 맞춰 박수치고 있었지요. 새빨간 눈을 하고 영화관을 나가는 이 여인들을 보라 누가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나!!!(그만)

소리는 진짜 장난 아니었습니다. 아래쪽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자칭 천상의 사운드라고 마음껏 우폭해도 될듯. 왜 한국어의 18이나 영어의 f모모모가 긍정적 강조 감탄사가 되는지 이해했습니다. XX.난 왜 여기서 상영하는 모든 회차를 보지 못하는 거지?

하지만 7회차의 귀가는 더 파란만장했습니다 -_-;;;;; 합정에서 올 때와 반대쪽으로 건너가서 버스를 기다렸지요. 휴대폰으로 경기 버스 실시간 검색을 보면서 "와, 좀 있으면 2000번 온대!!" 했더니, 200번이 오는 겁니다. 빙빙 돌긴 하지만 이것도 합정역 간다기에 날도 추운데 시간 좀 걸려도 일단 타자. 하고 탔지요.

아시는 분들이라면 경악을 하셨겠습니다만.... 200번은 2000번과 방향이 반대였습니다. 저희가 탄 것이 합정에서 일산 돌아서 파주로 들어온 차였더라고요..... 처음엔 눈치 못채고 노선도 보며 우와 많이도 돈다 하고 있는 저희에게 이름 모를 아주머니가 "아가씨들 합정 가는 거면 이거 타면 안되요!!!" 해서 후닥닥 내렸습니다.

내린 곳이 무슨 출판사 이름 역이었는데.... 출판사 간판은 좀 큼지막하게 있지만 버스 정류장의 기척이 전혀 없었어요... 우리 정말 집에 갈 수 있는 걸까 하면서 불안에 떨고 있는데 다행히 몇분 지나지 않아 2000번이 왔습니다 llllorz MJ.... 이것이 천상의 사운드의 대가인가요 ㅠㅠ?




그리고 현재로서 마지막 8회차. 집에서 가까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한다는 것에 지화자. 게다가 아는 분께서 같이 나란히 앉아 울면서 보자고 하시면서 표를 질러 주셨습니다.

..........그 분은 늦잠자셨을 뿐이고........
아트하우스 좌석간 단차가 장난 아니더군요. 거의 팔걸이 위치가 뒷자리바닥인듯. D열 가운데에 앉아 있는데, 영화 시작하기 몇분 전에 저희 옆자리에 누가 왔습니다.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데, "아, 이 사람 위험하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B열- 앞에서 두번째; - 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아트하우스는 과연 예술영화관이라; 크레딧 다 끝나고 마지막의 마지막의 마지막의 그것이 나올 때 까지 불을 켜질 않더군요.

그리고 제가 일어나서 가방 추스리고 뒤를 돌아봤을 때, 원래 제 자리의 옆자리에 있었던 그 여자분은 저를 몹시 사나운 눈길로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ㅠㅠ 작작좀 하지????!! 라는 얼굴... 아니 실제로 말도 했을지도.... 그래요 제가 그동안 관람자 운이 너무 좋았죠. 죄송합니다..... 그 그렇지만 저로서는 최선을 다 했어요!! 휴지가 아니라 은하수를 여행할 때도 없어서는 안되는 타월을 들고가서 거기에 얼굴 묻고 울어서 최대한 소리도 죽이고 아니 뭣보다 님 옆자리에서 앞으로 달려갔잖슴미..... 울음소리가 문제가 아니면 박수 때문이었나? 하지만 영화 속에서 박수 칠 때만 쳤다고.... 아니 MJ가 "Help me singing!!"하는데 박수 안 칠 수 있나효... 그것도 아니면 마지막에 "하나 둘 셋 마이클 하는 거다!!"할 때 같이 마이크을 해서 그랬나.......

........미안합니다. 하지만 난 아마도 다음 번에 또 봐도 울겠지.........


빨리 토요일 일요일 상영시간표가 떠야 하는데 말입니다. 토요일 점심때 약속이 하나 생겼는데 -_ㅠ;;; 10회 못 채우고 관람도 아홉수에서 멈추나....
by 청룡하안사녀 | 2009/11/23 19:43 | 다른 댁에서 데려옴 | 트랙백 | 덧글(0)
2009년 11월 22일
늬들 단체 촬영 혐오증이냐
자다가 중간에 깨어서. .....티켓 인증샷 찍으려고 보니, You mean, THIS IS IT. Really? Really. 이 때 없었던 1회차 메가박스 티켓이 나타났다. 기뻐하며 다 모아서 촬영!!...하려고 했더니 2~6회차 티켓들 단체 가출. ... 가보 생겼던 날 티켓 한데 모아서 아레나 티켓 봉투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레나 티켓만 남아 있음. 늬들 단체 촬영 하기 싫은거냐... 나한테 왜이래..... 이 집의 집요정은 악랄하다...!!! (아... 아레나 티켓 무사한 걸 다행으로 알라고???)

화면은 아이맥스가 장난이 아니었고. 사운드는 자칭 천상의 사운드, 시너스 이채 9관이 장난 아니었음둥. 메가박스 M관엘 안 간지 오래되긴 했는데 만만찮거나 능가할듯. 아이맥스는 상영관 자체가 넓어서 그런가 시너스 9쪽의 청각 임팩트가 더 강했습니다.

시네시티는 그냥 아담했고요; 제가 본 중에서는 신촌메가박스 2관과 함께 제일 열악(?)한 시설. (아니 다른쪽들이 너무 쟁쟁한게 탈입니다만;;;) 아트하우스는 생각밖에 화면이 컸고, 화면 크기에 비해 관객석수도 아담해서 사운드가 더 집중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왼쪽 귀가 맛이 간 뒤로 저음을 제대로 못듣는다는 거에 사실 스트레스가 장난아니었는데; 이번에 같은 사운드를 여러가지 환경에서 반복해서 들으면서 느꼈습니다. 맛이 가서 항상 왼쪽귀에 (몸 상태에 따라 얇아지기도 두꺼워지기도 하는) 막이 하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 전체를 뒤덮어주는 빵빵한 사운드가 있으면 그 막이 의미가 없어지더군요... 시네시티 사운드가 부족하다고 생각한게 그 때문입니다. 밤새서 보느라 몸 상태가 메롱해서; 귀상태가 더 안좋았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때 들으면서는 왼쪽 귀의 막(정확히 표현하면 "덜 들림" 센서라고 해야겠습니다만;)을 간간히 자각하면서 들었거든요. 다른 상영관에서 볼 때는 거의 신경을 못 썼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웅장한 사운드로 임팩트있게 듣다가 집에 들어와서 빈약한 스피커로 같은 노래들을 듣자니 아...... orz


그러니까 사카키바라님 젭라 극장판 하나만 좀 때려주세요 ㅠㅠ 전 이제 극장 스피커 셋팅 정도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이 아니고 저음을 즐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구요..... 오시이 마모루 뭐합니까 이젠 정말 스토리 사상따위 당신 애견한테 줘 버려도 괜찮으니까 사카키바라님 주연으로 극장판 하나만 더 한국에도 개봉할만한 걸로 스카이 크롤러는 결국 무산된 모양이던데...

티켓은 어디 갔나. 심지어 광주 다녀올 때 사용한 고속버스 표까지 나왔는데 영화표들이 안보이다니.....ㅠㅠ
by 청룡하안사녀 | 2009/11/22 23:40 | 다른 댁에서 데려옴 | 트랙백 | 덧글(2)
2009년 11월 22일
12월 3일까지. 그럼 10회 채울 수도 있겠군?
이제 극장에서 마지막이었겠구나 하고 울며 또 밤새 방송하려다가

12월 3일까지 한다는 소식에 급 백화.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오늘은 좀 일찍 방송 끊습니다.

시네시티 - 11월 25일까지 확정. (이후 상영표가 완전 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연장 가능성 있음)
대한극장 - 11월 25일까지 확정. (이후 상영표가 완전 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연장 가능성 있음)
중앙시네마 - 11월 29일까지 확정. (이후 상영표 아직 없음)
아리랑 시네센터 - 11월 25일까지 확정. (이후 상영표 아직 없음)
일산 그랜드 시네마 - 11월 25일까지 확정. (이후 상영표가 완전 확정이 아니기 때문에 연장 가능성 있음)
아트하우스 모모 - 상영표 확인할 것도 없음 공지사항으로 12월 3일 국내 상영 최종일까지 하겠노라 약속했음 공지사항으로 내놓고 물리기 없음이지 말입니다? 내가 전에 포스팅에 말했지 여기라면 해줄거라고? 믿는다니까?
by 청룡하안사녀 | 2009/11/22 18:20 | 트랙백 | 덧글(4)
2009년 11월 21일
미즈사와 타카시, 앓아 눕다.
생일외에도 고민중인게 있죠. 휴대폰 문자 주고 받기를 그대로 넣어서 이치노세를 스토커로 만드느냐, 아니면 일반 대화로 집어넣느냐 입니다. (이미 두갠가 대사로 해버렸지만.)
사실 보통 대화로 살리는 건 어렵지 않은데 "답장 기대하지 말고 쓸데없는 문자 보내지도 말 것" 해놓고 자기는 줄기차게 쓸데없는 문자를 보내는 이치노세의 바보스러움 어필이 꽤 끌리지 말입니다. ....끌리긴 하는데 히토미 쪽 문자를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라나....

특활.... "국민학교" 를 다닌 저희 때는 특별활동 줄여서 특활. 이라고 했는데 요새는 뭐라고 하죠? 써클?
번역 책자에서 자주 보입니다만. 부활동을 줄인 부활. 은 일본쪽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연극부라고 하던가 멋대로 특활이라고 하겠습니다 -_-;

"이건 연애물도 아니고 코미디도 아니여..."
"그래. 그저 너와 나의 수치플 산출물일 뿐이지."
"-_-;;;;;;;;;;;;;;;;;;;;;;;;;;;;;;;;;;;;;;;;;;;;;;"


그러고보니 맨 첫 편을 쓸 때 "글쓴이가 게임에 대고 해 주고 싶었던 말은 볼드체로 쓴다" 라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후 좋아 그런 건 이제 상관없어....




히토미는 연극부 연습이 있는 날 귀가 길에는, 종종 이치노세를 보게 된다. 오늘도 교문을 나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앞쪽에서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뛰어가서 인사했다.
"이치노세 선배! 안녕하세요!"
"....넌 항상 기운이 넘치는구나."
.....인사에 인사로 받아주는 날은 대체 언제입니까.
"예? 시끄러우세요?"
"아니, 뭐 그런 것도 나쁘지 않아. 네가 너 답지 않게 굴면 오히려 불안하니까."
"?; 그 말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거죠..."
"그런가? 이래뵈도 칭찬한건데."
절대 절대 칭찬이 아니다 이건. 아니 시끄러우니 조용히 하라고 한 것 보다는 칭찬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예를 들면, 먹을 걸 주는데 거절한다든지 하면 역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지."
또 비웃는 표정으로 말한다. 아, 그래. 어찌 그냥 넘어가나 했지...
"....왜 그 때 일은 꺼내고 그래요...."
"오늘도 늦게까지 학교에 있어놓고 기운이 넘친다고 칭찬한 거다. 그래도 복도를 다닐 때 너무 뛰어다니진 마라. 학생회실까지 울려."
…아니 역시 절대 결코 네버 칭찬을 할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예. 오늘도 특활이었거든요."
"열심히 하는 것 같군."
"재미있으니까요! 그런데 왜 선배는 특활 아무것도 안 하세요?"
"여러 사람과 어울려서 뭔가를 하고 싶지 않은 것 뿐이다. 게다가 그것 말고도 할 일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렇군요... 그럼 일요일에는 뭐하세요?"
"...일요일에도 항상 뭔가 하는 편이다."
"이번 주에는 시험 공부하실 건가요?"
"아니. 그건 따로 안 해. 더 이상 할 것도 없고."
"아;;; 하하하하하하하 그렇군요."

이렇게 대화가 지속이 되다니. 기적이다. 다음 말을 어떻게 꺼낼까 생각 하느라 잠깐 틈이 생겼는데, 이치노세가 말을 던졌다.
"그래서 뭐냐?"
"..예?"
"갑자기 남의 일요일 스케쥴을 물어본 이유 말이다. 너 그래가지고 연기 하겠나? 얼굴에 뭔가 다른 할 말 있다고 다 보이는데."
"표정이 풍부한 거니까 더 좋은 거 아닐까요?"
"....가끔 너의 긍정적인 사고는 한 서른 먹은 능구렁이 대사 같구나."
너무해요!!!!! 하고 히토미가 외치기도 전에 분명히 서른이 넘은 두 여자가 대사 짜다 말고 모니터 앞에서 서로를 탓하며 쓰러졌다.
"영화 표가 생겼거든요. 시험 끝나면 같이 보러 안 가실래요?"
"영화?"
"예매권이니까 아무 영화나 보고 싶은 걸로 하면 되요!"

이치노세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히토미를 빤히 쳐다보았다.
"...놀기만 하다가 성적 떨어지진 말아라."
"시험 끝나고요 그러니까!"
"그리고 다이어트는? 하겠다고 했으면 열심해 해야지."
"하, 하루 정도는..."
"너 근성을 키우는게 어떠냐. 벌써 놀 궁리라니, 그래서는 유혹에 금방 지지 않을까?"
며칠 전에 한 숨 돌리라면서 과자를 준 건 대체 어디의 누구??? 히토미는 뒷목이 뻐근해지는게 느껴졌다. 이거 아무래도 이 패턴은....
"운동이나 열심히 하지 그래?"
"...걱정하지 않으셔도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영화는 저녁으로 예약해라."
응? 히토미는 놀라서 다시 이치노세를 쳐다보았다.
"그 날 하루 하는 거 봐서 가도록 하지. 나는 그 날 아침에 좀 할 일이 있으니, 먼저 가서 뛰고 있어라."
...맙소사. 그러니까 또 체육관에서 운동부터 하라는 건가... 과자에 대한 답례로 영화 한편 보자는 거였는데 하루 종일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니 머리가 아플 것 같다.



그리고 대망의 일요일. 과연 영화표를 날릴 것인가 하는 근심을 안은 채로 체육관으로 향했다. 로비에서 낯익은 모자쓴 소년을 발견했다.
"어? 히토미 선배다!"
"소우타! 어떻게 여길... ...설마 너도 여기 다니니?"
"응! 히토미 선배도 여기 다니는 구나... 우와, 아깝다! 진작 알았으면 계속 선배랑 같이 다녔을 텐데~"
"그, 그러게. 나도 깜짝 놀랐어. 굉장한 우연이다."
"음,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몰라."
"응?"
"왜냐하면 나 항상 여기서 히토미 선배가 다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거든! 소원이 이뤄진 거야."
"소원이 이뤄졌으니 나한테 감사할 일이군?"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히토미와 후카미 둘 다 놀라서 쳐다보았다. 어느 샌가 이치노세가 들어와 있었다.
"어, 이치노세 선배. 그런데 왜...?"
"이 녀석은 놀 생각만 하고 있는 걸 내가 운동 좀 하라고 끌고 온 거니까."
"제 발로 왔거든요???!!!"
"잡담하지 말고 빨리 준비나 해."
"히토미 선배, 선배!! 오늘 뭐 할거야? 나 카하라 형이랑 수영 시합하기로 했는데!"
"소우타... 미안. 나는 수영은 좀...;"
"수영 싫어해?"
"아니 오늘은 수영복 안 가져왔어."

게다가 아는 사람이 있는데 이 몸으로 수영하는 건 역시 쪽팔리는 일이다. 으으으으윽....
"헤--."
"선배는 뭘 하실 거예요?"
"난 아무 거나 상관없다. 그보다 네가 할 수 있는 걸 물어보는 편이 빠를 것 같은데."
"....그렇죠..."
"무리가 가지 않는 걸로 해라."
"그럼, 스쿼시라도 할까요?"
이치노세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
"너 지금, 방금 내가 무리가 가지 않는 걸 하라고 했을 텐데?"
"무리 아니거든요..."
"여기서 너 쓰러지면 감당할 사람 없다. 됐으니까 얌전히 조깅 코스나 걸어."
"....예에."

탈의실에서 나오니 이치노세는 벌써 나와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지난 번에도 그러더니. 오늘도 보고만 있을 생각인가.
"소우타는 결국 수영장으로 간 모양이네요. 선배는 수영하러 다니시나요?"
"아니. 집을 떠난 뒤로 한 번도 수영 한 적 없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곳에서 수영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그럼 집에 있었을 때는요...?"
"집에 전용 수영장이 있었으니까."
"....좀 뛰고 오겠습니다."
뭔가 분한 기분을 뛰어서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될것 같았다. 아~~~아 부르주아아아아아아아아. 왜 앉아만 있나 했는데 그러니까 이런 서민 시설에서는 운동하기 싫다는 건가요. 프롤레따리아여 혁명하자!!!

몇 바퀴를 뛰고 돌아와 음료수를 마시려니 이치노세가 말을 걸었다.
"벌써 지쳤나? 평소에 어떤 방법으로 하고 있는 거냐?"
"이것 저것 시도하고 있어요... 식단은 와카츠키 선생님이 짜주시고, 운동도 하고. 마사지도 하고. 용돈 모아서 뷰티 살롱도 가고..."
"살롱?"
"아. 그런 게 있어요;;"
"흠. 너무 자주 가지는 말아라. 싼 값은 아닐 것 같은데."
"웃..."
사실은 뷰티 살롱 직원이 어렸을 때 옆집에 살던 언니라서 특별 할인가에 하고 있다는 건 비밀로 해야 겠다.
"굳이 무리할 필요 없어. 중요한 건 꾸준히 계속하는 거지 않나? 무엇보다 운동으로 말이지."
"으...."
"하긴 너한테는 우수한 조력자가 있으니까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겠지만."
"... 그게 오히려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게 오빠는 요전번에 계속 집에서 운동만 하고 있으니까 걱정이라고 호들갑이고요.. 와카츠키 선생님은 실용적인 정보는 많이 주시는데 가끔 성희롱스러운 농담을 해서 오래 상담을 할 수가 없...어..요."
이야기를 할 수록 왜 이치노세의 표정이 안 좋아지는 건가.....
"...너무 무리해서 스트레칭은 하지 않도록 해.  몸이 이상해지니까. 내버려두면 넌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할 것 같아서 말이다."
"방금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
"그리고 너무 수상한 건 먹지 말아라. 예를 들면 이거 말이야."
라고 말하면서, 이치노세는 히토미가 물을 마신 뒤 가방에서 꺼내는 약 주머니를 빼앗아 라벨을 읽었다.
"대체 뭐냐 이건. 맥주 효모 정제 사탄 8세?"
"부끄러우니까 소리내서 말하지 마세요!!!"
"이런 위험한 약품은 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와카츠키 선생님의 회심의 제품이거든요. 네이밍 센스가 의심스러워서 그렇지 효과는..."
"약 같은 거에 기대지 말고 물 다 마셨으면 트랙이나 돌아."
얼굴 한가득 선생님한테는 선배가 말하세요 라고 써놓고는 히토미는 다시 트랙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치노세 선배!"
어느 사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후카미가 말을 걸었다.
"뭐냐."
"토오루 형한테 배운 건데. 츤츤끼리 커플 플래그 세우기에 비교되는게 뭔지 알아?"
전혀 알 수 없는 세계의 단어가 나와서 이치노세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일전에도 그렇게 느꼈지만, 확실히 이 맨션 입주민들은 제각각의 방법으로 이치노세 자신의 페이스에 휘둘리지 않는 인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만리장성이래. 그만큼 플래그 세워서 진행시키기가 어렵다구. 생각하는 거 있으면 그냥 말 해버리지? 글 쓰는 사람 속 터져서 키보드 집어던지기 전에?"

아마도 오늘 텍스트가 너무 길어져서 글쓴이가 제대로 바보 만들기로 작정한게 분명했다. 벙 찐 이치노세에게 갑자기 소우타가 활짝 웃으면서 (건방지게도) 안심하라는 투로 말했다.
"그래도 괜찮아! 츤츤 커플이라는게 또 한번 완성되면 온 세상에 소문나서 길이 길이 구경거리가 되고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로 티가 나는 게 또 만리장성이랑 공통점이라니까!!"
"우주에서 만리장성 안 보이더라고 중국 우주인이 인터뷰한 기사 모르나?"
"하~~~~ 거기가 포인트가 아닌데 참."
고개를 가로 젓고는 소우타는 "선배 같이 뛰어!" 하고 외치며 트랙으로 들어갔다.


한편. 여동생에게 수고 많다고 영화 예매권을 주면서 은근히 "세장주면 유우랑 리에랑 보러가면 좋은데 두장만 주다니! 오빠 미워!! 벌로 오빠는 나랑 같이 영화 보러 가야 해!!!!" 이런 걸 바랬던 타카시는 앓아 누웠다고 한다.




무리했어요. 압니다. 오늘의 탈락 오그리는 없음. 다 집어넣었음. 단지 스트레칭의 경우 카미시로하고 조합할 게 있는데 이번에 후카미를 넣었으니 그친구는 다음에. 근데 정말 티나지 않냐고요. (에어로빅 티켓 네장인가 다섯장 쓰고 난 뒤의 대사 이벤트) "우수한 조력자" 다음에 히토미가 "아, 알아요..." 하고 넘어갔으면 될건데 왜 굳이 [오빠말인가? 아니면 선생님?] 이라는 궁금 대사 뜨냐고... 내심 말고도 또 있거든!!! 하고 윽박지르는 거 아니냐고요.

하여간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했는데, 이치노세 다이어트 조언 대사가 너무 많지 말입니다. 선생 다음으로 많은 듯. 특정 커맨드를 계속 반복하면 대사 뜨는게 타치바나 하나(근력), 카미시로 하나(요가)인데 이치노세는 에어로빅, 수영복, 걷기, 뷰티살롱, 걷기, 집안일돕기, 특활(사실 특활은 다른 캐릭터들도 거의 다 한마디씩 합니다만)까지. 너무 많아!! 제작진 편애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특정 외출지 자주 방문했을 때 이벤트는 그래도 여러 캐릭터 골고루 나옵니다만...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느 분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 글 재미있게 읽으셨으니 가져가신 거겠죠? 감사합니다. 근대 님 저도 ㅋㅊ러였고 ㅇㄷ러였고 지금도 대피소 다니거든요? ^^;;;;; 제가 메뚜기가 300마리 운운하는데 모르셨나요....

제가 겜판에서 네타듣고 가십듣고 소문듣고 정보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열나게 달릴 수 있는 곳이라면 프린세스메이커 뿐인데, 프메판을 가도 항상 까이는 5편때문에 가슴에 3억쯤 적립되기 때문에 대피소 거의 모든 판을 다 둘러보는 제가 겜판을 안 가서 몰랐습니다. 방금 누가 제보를 해줬네요..... 사실 저는 이 산문화가 제 글이란 생각도 거의 없습니다만. 그리고 스폰서님도 별로 문제삼을 생각은 없어 보여서 내버려둘까 싶습니다만..

일단은 앞 뒤에 제 변명 및 해설들을 다 잘라내고 본문만 올리는 것도 거시기하고.
.....님이 최소한의 불펌러로서 예의라도 지키는 것인지, 읽은 분들의 피드백에 아무 답변을 못(안?)하는 것이 안쓰러워서 이렇게 직접 말합니다. 모른 척 제가 질문에 답하면 어떻게 나오실지 살펴볼까 하는 꽁기꽁기한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 때문에 키워라도 하게 되면 귀찮아서 말이죠. 저는 이 산문화 연재물이 거기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만한 글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가는 곳에 제 글이 제 손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올라가는 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알아들으셨길 바랍니다.


눈새가 예쁜건 얘나 예쁘지, 사람 눈새는 별로 안 예쁩니다. 님도 대피소 늅이 아니면 유남생?
by 청룡하안사녀 | 2009/11/21 11:42 | 무례발칙불경 | 트랙백 | 덧글(4)
2009년 11월 19일
으악

이래서 머리 나쁜 사람은 음모를 꾸며선 안되는데 orz

놀래켜 줄려고 일부러 스폰서님한테 말을 안 하고 혼자만 생각한 내용이었는데 싸그리 까먹었습니다. "이치노세 렌, 선심 쓰다" 편의 이미지 송이자 제가 사실상 외치고 싶은 발언을 해 주시는 DJ DOC 의 노래 "다이어트" 가사입니다.


미니스커트에 쭉쭉빠진 날씬한 여자들
싫어하는 남자들이 이 세상에 어딨어
너 정도 살찐건 보기에도 괜찮아
포동포동 탐스럽고 귀엽잖아

그렇게 다이어트 한답시고 물만 먹다간
결국 얻는 건 빈혈에 속쓰린 위장병
피가 되고 살이되는 찌개백반 너 지금 배고프지

하지말아라 하지말아라 귀찮지 않니
하지말아줘 하지말아줘 제발 부탁해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니가 더 좋아
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널 보여줘

차라리 굶지 말고 운동을 시작해봐
여기저기 모델사진 붙여놓지 말고
나를 만날 수 없을만큼 굶을바에얀 차라리 만날 수 있는 뚱보가 낫겠어
너는 도대체 알고나 있는거야 우리 사랑만들기 아직 멀었는데
다이어트 그거 정말 한심해
빠빠라빠빨리나와 피자 사줄께
지우려해도 지우려해도 지울수 없어
사랑하는 건 사랑하는 건 너의 그 마음
그렇게라도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면
내게 차라리 내게 차라리 떠난다 해 떠난다 해


이게 가능한게 말입니다 -_-; 5월 이후로 데이트를 하면 (호감도가 그 시기에 충분한 기대치 만큼 오른 남캐 한해서?) 데이트 끝나고 한마디씩 합니다. 매 달마다 세개씩 있는데 (... 아무리 로드를 해도 7월달엔가 8월달이 대사 패턴이 두개 뿐인 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실제 체중과 관계없이 호감도가 낮으면 (예: 5월달) 무조건 "너 정말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거냐?" 라고 하더라는 겁니다-_-!!! 돈을 잔뜩 벌어서 5월 8일에 무려 77kg까지 낮췄는데도 여전히 "너 정말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거냐?" 할 때는 진짜 열받아서... orz (폰카로 인증까지 찍어놨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실제로 체중이 많이 줄지 않았어도 호감도만 오르면 나중에 몇 킬로인가 상관없이 "체중도 조금 준 거 같군." 이 대사를 할 걸 생각하면 뿜기는게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호감도 올려서 눈에 콩깍지 쓰면 실제 물리적 체중하고는 상관없다는 거냐
(단,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이어트 커맨드 안 하고 호감도만 올리기는 해 보지 않아서... 현재까지의 현상 관찰 결과 도출된 이론 상 저렇다는 이야기지요.)

역시 디제이덕 노래는 좋습니다. 나를 만날지 못할 만큼 굶을 바엔 차라리 만날 수 있는 뚱보가 좋다!! 이게 진짜 연애!!!

by 청룡하안사녀 | 2009/11/19 21:50 | 다른 댁에서 데려옴 | 트랙백 | 덧글(0)
2009년 11월 19일
이치노세 렌, 선심 쓰다
앞으로도 험난하고 마음에 안 드는 이벤트들이 그득그득 합니다만. 제일 처치 곤란한 건 생일선물. 이거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게임대로 가려면 (다른 포스팅에서 한 번 언급 했지만) 스토리상으로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시기에 벌어지는 이벤트라 날짜부터 해서 대폭 수정을 해야 하고. 어차피 남정네들 쪽에서 주인공에게 생일 선물 챙겨주는 이벤트가 없으니까 공평하게 주지 말까 싶은데 결국 남자들쪽이 생일만 없을 뿐 선물은 (오늘 내용 처럼) 하기는 하고. ...아마도 크리스마스만 상호교환하고 칠석도, 생일도 싹 입닦고 그런거 없음 할 예정입니다. 고3 남학생한테 향수나 회중시계를 선물하면서 어떻게 분위기 조성해야 하나효.... 대체 왜 이 게임은 남캐들 베스트 프레젠트에 향수를 종류별로 골라놓은 거냐.... 향수 뿌리는 남자가 그리 많나효?


알아 부제 나도 마음에 안들어....... 근데 진짜 좋은 말로 붙여주기엔 이놈 실상이 메뚜기가 300마리 뛰어오를 (생략)

뭐 좋은 거 없을까.......... 미즈사와 히토미 당황하다?

"미즈사와"


맨션 앞 벤치에 누군가 앉아 있다 싶었더니 이치노세였다. 인사를 하면 받아주기는 하겠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 중에 눈이 마주치자 먼저 말을 걸어와서 도리어 움찔해버렸다.

"안녕하세요 선배. 오늘은 빨리 왔네요."
"마침 잘 봤군. 너한테 줄게 있다."

모처에서 카피품이 9800엔에 거래되는 가방에서 이치노세가 잘 포장된 꾸러미를 꺼냈다.

"집에서 밀 크레이프를 보내왔는데, 생각있나?"
"? 예?"
"꿈에 나올 정도로 달콤하고 맛있다더군. 좋아하지?"

히토미의 얼굴이 기묘하게 굳어지고 대답이 없었다. 예상밖의 반응에 이치노세가 오히려 무안해졌다.
"...미즈사와?"
"절 놀리시는 건가요?"

일전 체육비품 창고에서 후카미 팬클럽에게 대들 때처럼 화난, 아니 그보다 더 서러움에 북받친 목소리였다.
"어이."
"저, 다이어트 중이라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 소우타도 그렇고 온 동네에 다 소문 났다면서요. 그런데 왜 갑자기 안 하던 친절이세요? 귀한 과자라고 제가 덥석 달려드는 게 보고 싶은 건가요? 너무하네요!!! 선배가 이렇게 음습하게 사람 괴롭히는 타입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한바탕 토해내고, 분에 못 이겨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이치노세는 여전히 무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제야 히토미는 고개를 떨어트렸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이지?'
이치노세는 정말로, 함정을 파 놓고 남을 골리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내가 미쳤나봐, 그러나, 과자를 내미는 모습에, 정말로 기쁜 마음과 동시에, 다이어트 중인데도 그걸 기뻐하는 자기혐오가 동시에 밀려와서. 게다가 평소의 이치노세의 차갑게 쏘아대는 말투에 대한 원망까지 겹쳐서. 순간적으로 이성이 끊어졌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사과할까. 차마 고개를 못 들고 있는데, 벤치에 앉아있던 이치노세가 일어나서 발이 가까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너 한 일 년 살고 말거냐?"

머리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평소보다 오히려 부드러워서 히토미는 어리둥절했다.

"며칠전에, 밤에 와카츠키 선생님한테 혼났지?"
악!!!!!!!!!!!! 비명도 나오지 않는다. 그걸 봤다니.
바로 그랬다. 며칠 전 밤에 히토미는 도저히 배고픈 걸 참을 수 없어서 편의점에서 군것질이라도 하려고 맨션을 빠져나가다가 와카츠키에게 붙잡혔던 것이다. 선생은 몹시 화를 냈었다- 그럴 만도 하지. 식단이며 운동 프로그램 짜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는데 밤중에 먹을 걸 사러 나가는 걸 보면 화가 날 수 밖에. 이제 다이어트 안 도와줄테니 맘대로 하라고 윽박질러서 히토미는 그야말로 싹싹 빌면서 다시는 안 이러겠다고 약속을 했었던 것이다.

"난 입으로만 떠드는 녀석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은 변한 것 같고, 또 이제 곧 중간고사지?"
히토미는 고개를 들었다. 이치노세는 예의 무뚝뚝한 표정이었지만, 똑바로 히토미를 쳐다보고 있었다.

"다이어트도 좋지만 계속 제대로 안 먹고 스트레스만 받다간 공부도 안된다. 가끔은 단 것 먹고 한 숨 돌려. 1년 살고 말 거냐? 악에 받쳐서 하는 건 오래 못간다. 너답지 않게 비꼬아 생각하지 말고, 사람 호의는 호의로 받아들이란 말이다."

다시 상자를 내민다. 히토미는 심하게 멍한 상태에서 조건반사처럼 상자를 받아들었다.

"고맙습니다. ...죄..."
"잘못 했다고 생각하면 남김없이 먹고 스트레스 풀고, 시험 공부나 열심히 해. 학생은 공부를 해야지. 뭐니뭐니해도 머리 쓰려면 배가 비어선 힘드니까. 바보들은 그 정도 보충약이 필요할 거 아닌가?"
어머나 젠장. 다시 냉소가 돌아오셨군요. 그러나 그 말을 남기고 이치노세는 먼저 맨션 안으로 들어갔고, 멍하게 서 있던 히토미가 뒤늦게 계단으로 따라 올라갔지만 이미 방에 들어가고 복도에 없었다.
그대로 히토미도 멍한 상태로 집에 들어와, 책상위에 과자 상자를 두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대체 뭐였을까. 비웃을 의도가 없다는 건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와카츠키 선생님에게 혼나는 걸 봤다고 생각하니 다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군것질거리 사러 나가는 걸 들켜서 혼나는 걸 들어놓고, 도리어 과자로 위로해주다니. 물론 선생님이 좀 무시무시하게 야단을 치긴 했지. 나도 울기까지 했고. 그래도 역시......이치노세의 탈을 쓴 뭔가 다른 것이 아닐까.

달력을 보았다. 중간고사까지 앞으로 2주. 그래. 왜 준 건지 고민하지 말자. 결심을 굳히고 부엌에 가서 물을 올리고는 포장을 뜯었다. -호사스럽게 포장하느라 내용물이 빈약하다는 것만 빼면 정말로 훌륭한 과자였다.






그리고 이치노세로 말할 것 같으면- 아마도 짐작하시겠지만, 일장 연설을 털어놓고는 자기가 왜 그랬는지 스스로도 이상해서 계단을 성큼성큼 뛰어올라가 방에 틀어박혔다. 가 정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걸 보았다고 신경쓸 이유가 어디 있을까. 그 날은, 그러니까------



와카츠키는 히토미를 잔뜩 야단치고 올려보내고는, 한숨을 쉬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결국 선생님도 담배 피우러 나온 거였습니까."
"헉!! 깜짝이야! 임마야 좀 인기척을 내고 다녀!!!"
라이터를 다시 집어넣으며 와카츠키가 말을 이었다.
"기분 나쁘게시리 보고 있었던 거냐? 지금 너 엿듣는 연출 나오면 나중에 나올 이벤트에서 되게 할 말 없어질 건데?"
"아무리 스폰서 빙의라고 해도 대사 참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군요. 그건 그거고, 이건 제가 갈 길을 선생님이 막고 계신 거니까 엿들은건 아닙니다만."
다만? 잠깐 말을 고르는 듯한 이치노세를 흥미 진진한 표정으로 와카츠키가 쳐다보았다.
"남들이 듣는게 신경쓰이면 차라리 안에 들어가셔서 하시지 그랬습니까."
"음? 흐음~~ 내가 과년한 아가씨를 방 안에 데리고 들어가서 어쩌라고?"
이치노세가 인상을 찌푸리자 낄낄 웃으며 덧붙인다.
"하기야 과년하긴 커녕 아직 꼬맹이지. 지금이 힘들 시기일 거야. 처음에 좀 쭉 빠지다가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좍 요요가 되서 돌아올테니까. 그러니까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나처럼 좋은 선생이 그렇게 쉽게 펄펄 화를 내겠냐?"
"선생님 처럼 좋은 선생님은 어떤 건지 의미가 모호합니다."
"이 자식이.... 그래. 좋은 선생이란 학생을 빨리 빨리 집에 들여보내는 사람이지. 너도 집에 가는 길이면 빨리 들어가"
눈을 한번 부라리고는 맨션으로 들어간다. 뒤에서 뭔가 이치노세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났다.
"? 뭐라고?"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


방에 들어온 이치노세는 가방에서 편지를 꺼냈다. 정말로 불쾌한, 익명 투서였다. 학생회장 자리에 있다보니 별 괴상한 투서도 있었지만. 자신의 이름이 이런 식으로 거명되는 것은 사양이다.
구구절절 온갖 잡다한 수사들을 빼내고 나면 요지는 이거다. 지금 이치노세가 살고 있는 미즈사와의 맨션은, 시스콤 오빠하고 지내다가 딸이 건강도 미래도 해칠 것을 염려하여, 일부러 학교 내의 잘생긴 남학생들만 불러모아다 입주시켰다. 회장은 지금 속고 있는 것이므로 당장 거기서 나오는 것이 미래를 위하여 좋다. 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집에서 나와 혼자 생활하려고 결심한 것도 모두 맨션 주인의 음모라고 하고 싶은 건가? 이치노세 가의 가정사를 꿰뚫고? 기도 차지 않는다. 문제는 입주민인 자신이 투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이런 저질 소문이 미즈사와에게도 들어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번 체육관 일은 과격하게 튀어나온 경우지만, 알게 모르게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은 부지기수일테고, 스트레스가 말이 아닐 것이다.
 
그 와중에 밤중에 밖에 나가야 할 정도로 집에 과자를 놔두고 있지 않다는 건 아직 다이어트를 계속하고 있다는 말일 테고.

문서 절단기에 편지를 집어넣고, 이치노세는 회사 컴퓨터로 접속하여 거래처 접대용 선물 납품 업체를 들여다보았다.





오늘의 탈락 오그리 - 맨 마지막 "들여다보았다." 에서 이어서.
그 날은 그러니까, 우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마침 웃기지도 않는 블랙 메일 때문에 기분이 편치 않던 차에, 와카츠키 선생은 아무리 다이어트 지도 교사라고 해도 그렇게 사람들 지나가는 데서 야단을 치고. 미즈사와는 결국 울기까지 하고. 편지만 없었어도,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편지 따위 잊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뒤에서 속상한 소리들이 얼마나 시끄러울지를 생각하니, 그 우는 얼굴이 덧없이 측은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때부터 그렇게 좋아하던 과자를 먹으면 기분 좋게 웃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시간에 밖에 돌아다니지 말고 차라리 비상식량 정도는 집에 두라고.... 바보같으니."

[그 날은, 그러니까------] 로 이치노세 회상을 시작했으니, 이런 설명이 들어가야 문장이 제대로 완결성이 생기겠지만, 보시다시피 없는 걸로 하고 싶은 첫사랑 설정 연계. 게다가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지 마라" 는 바로 앞전에 나왔는데 자꾸 써먹기도 애매.... 뭐 내가 언제부터 문장 완성도를 따졌다고 -_- 산만할 산자 산문화인데. (룰룰룰루) 물론 진짜 오그리로 가려면 "그렇게 좋아하던 과자를 먹으면 그렇게 예쁘게 웃을 거라고 생각해서" 쯤은 되어야겠지만 절대 그렇게 쭉 써내려가지는 못하는 나........


닭살 꿈 과자 선물 이벤트는, 다른 캐릭터를 보면 더욱 뻔하지만 (처음부터 누나 핑계를 댔지만 결국 자기가 베이킹에 관심있었던 타치바나라든가...) 이치노세가 일부러 산 게 맞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집안에서 이런 아들에게 과자를 챙겨 보내 줄 리가.....
여자애를 좋아하는 마음은 이해해도 남자를 좋아하는 마음은 도무지 설명불가능한 글쓴이 때문에, 결국 반억지로 이치노세가 어쨌든 아무튼 히토미를 신경쓰고 있다는 걸 깔고, 그 배려에 반응해서 히토미도 좋아하게 된다로 끌어가기 위해 말도 안돼애애애애애 소리가 나올 정도로 상냥한 이치노세 한번 해줬습니다.

"근데 사실은 투서 내용이 진실인 거 아님?"
"진실에 한없이 가까울지도 모르지. 흐흐흐흐흐흐흐흐."
"그럼, 처음에 살 찐 토오루야 소꿉친구니까 끼워줬다 치더라도, 한참 연상의 선생마저 남친 후보로 입주시켰다면 그 부모 진짜 위험한데."
"아니지. 정말로 와카츠키는 애초에 다이어트 선생으로 입주시킨 거라고 생각하는데?"
"야. 아무리 기본적으로 좋은 인간이라 해도 선생은 착한 사람은 아니잖아. 뭐가 좋아서 무보수로 다이어트 선생 노릇을..."
"보수는 아마도, 여동생한테 남친 생기고 서러움에 술독에 빠질 타카시 오빠라거나."
"ㅇㄴ대ㅐ34ㅜ 34t 39ㅊㅇㄱㅈ대rfgtia0434 03ㅇㄹlㅇ깋ㄷㄱwewㄷ ㅈㄷe r23e ㄷ ㅗㅇ!!!!!"
"좋잖냐. 최애캐는 주인공하고 맺어주고 차애캐는 네 남체화랑....."
"백합 금지!!! 호모도 금지!!!!!! 금지!!!!!!!!!!!"
by 청룡하안사녀 | 2009/11/19 11:42 | 무례발칙불경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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