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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14일
플레이 시간 25시간을 넘겨서야 겨우 절반 (16챕터)에 이르른 ASH가 제 NDS를 송두리째 빼앗고 있기 때문에 (매일 출퇴근 왕복 3시간 남짓, 참으로 유용하게 쓰고 있지 말입니다) 새삼 연재 결심을 할 리는 없지만. 내용을 잊어버렸거나 말거나 스폰서님과 기획회의 아닌 기획회의성 수다는 하고 있는데.
스폰서님의 행간을 읽어낸 아이디어에 감탄하고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원작 게임은 물론이고 제가 연재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가망성이 좀 희박한 산문화하고도 연결할 마음은 없어도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성격의 단편 하나 씁니다. 이치노세 렌 군의 추억. 부제 - 모든 행간에는, 동인심을 동력으로 쓰는 포크레인을 이용하면 무한한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 와카츠키가 낄낄거리며 이치노세에게 말을 걸었다. "그 사진, 그 꼬마 얼굴 어디서 본 얼굴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잘 봐봐." 이치노세는 멀뚱히 지갑속의 사진을 보았다. 현재 이 건물 안에 있는 인물과 동일인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그 꼬마의 사진은, 현상한 사진이 아니라 뭔가 인쇄된 것을 오려 코팅한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얼굴은, 오래되어 거의 기억속에 잊혀지고 있던 뭔가를 생각나게 하였다. "그러고 보니." "모델이었다지 아마. 여러가지로..." 그러나 와카츠키의 말은 이미 이치노세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이 소녀를 만난 적이 있는 것이다. 10년도 더 된 이야기이다.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갔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였던 그를 아버지는 자랑하고 싶어하며, 여기 저기에 항상 데리고 다녔다. 네살 터울로 태어난 동생으로 인해 생기는 소문들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그 날도 어느 자동차 회사의 회장 생일 파티였다. 아버지 손에 끌려 이리 저리 인사하고 다니는 것도 지쳤을 무렵, 파티의 공식 행사가 시작되었다. 몇 명의 지루한 축하 인사가 이어지고 난 뒤에 사회자가 싱글거리며 말했다.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였습니다. 우리 T자동차의 세단 S가 회장님이 특별이 애착을 가진 모델이라는 것은 여러분 다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편안한 가족 만큼이나 편안한 자동차를 컨셉으로 하고 있는 이 차의 CF도 대단히 히트를 쳤지요. 오늘 회장님의 생신 축하를 위해, CF에서 마지막에 활짝 웃는 얼굴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미즈사와 히토미양이 직접 꽃다발을 드리겠습니다.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사회자가 말을 마치자 조명은 회장이 앉은 자리의 왼쪽 구석을 가리켰다. 박수소리와 함께, 조그마한 꼬마 소녀가 제 몸집만큼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나타났다. 이런 경우 당연히 따라 붙게 되어있는 인솔자 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도도도도 뛰어나오는 바람에 누구에게 줘야 할 지 당황해하는 모습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저 꼬마는 영감이 모델로 뽑았나?" "최종 선택은 했을 지도 모르죠. 아무튼 광고 나온 걸 보고 맘에 들어했다는 이야기는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작은 목소리로 쑥덕거렸다. 이런 자리의 어른들은, 아이도 그다지 아이로 보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같은 인격체로 보는 것도 아니고. 이치노세에게 새삼 이런 뒷공론 대화들은 신경쓰이는 것도 아니었고, 저들이 "영감" 이라고 부르고 있는 회장의 뺨에 뽀뽀까지 해주고 다시 박수를 받으며 아래로 내려오는 꼬마에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곧이어 회장과 T자동차의 연혁을 보여주는 화면이 상영되자 조명이 어두워졌고, 이치노세는 아까 봐두었던 테이블로 향했다. 미즈사와 히토미는 레이스가 잔뜩 달린, 너무나 깜찍한 파란 드레스를 입고, 그리고, 아주 잘 먹고 있었다. 급하게 뛰어나가 꽃다발을 전달 대상이 누군지 당황한 것은 맛있는 과자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으니까. 풀 코스로 나오게 되어있는 식단이었지만 어차피 필레 미뇽을 꼬마가 먹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케이크와 과자들을 따로 준비해주었던 것이다. (물론 준비해 준 것은 회장측 사람이었고, 같이 와 있었던 엄마와 타카시 오빠가 고기도 나눠 주었다) "맛있니?" 응? 타카시 오빠 말고는 어른들 투성이인 곳에서 갑자기 들린 또래 아이 목소리에 히토미는 뒤를 돌아보았다. 물론 독자 제위들께서도 짐작 가능하시겠지만. 이치노세 렌이었다. "맛있어?" "응. 너무너무 맛있어. 이 크레이프, 내가 먹어본 것 중에서 제일 맛있어!" "흐응- 그걸 크레이프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그리고 이 밀피유도!!! 너무너무 보드랍고 좋아!! 가루가 많이 떨어지는 건 좀 싫지만...." 양과자류를 잘 몰랐던 이치노세는 자기보다 더 작은 꼬마가 혀꼬이는 과자 이름을 척척척 말하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잘 먹는구나." "맛있는 걸? 맛있는 걸 마음~~껏 먹으면 참 행복해." 그렇게 말하고 히토미는 활짝 웃었다. 입가에 밀피유 부스러기가 붙어 있을 지언정 참으로 사랑스러운 웃음이었다. "너도 먹을래?" "히토미, 남한테 먹던 거 권하는 거 아니다." 히토미의 어머니가 참견을 했다. "그리고 꼬마 도련님도 어두운데 혼자 돌아다니면 안되어요. 자리 어느 쪽이니?" "괜찮습니다. 혼자 돌아갈 수 있습니다." "어머. 말도 참 예쁘게 하네. 그래도 아줌마가 같이 가 줄게. 어느 댁 아드님이실까-" 엄마가 말을 거는 사이, 히토미는 타카시가 새로 건넨 과자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렌은 다시 말을 붙이려고 했지만 영상이 끝났는지 박수소리가 나오며 조명이 밝아졌기 때문에 자리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TV에서 바뀐 광고를 보고 궁금해진 렌은, 그 자동차 회사 회장이 몹시 마음에 들어서 손녀 삼고 싶을 정도로 좋아했다는 꼬마가, 부모의 염려로 후속 모델 의뢰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또 다른 파티에서 듣게 된다. "--때문에 유괴된 일이 있었대." "유괴?" "그래. 돈을 노린게 아니라, 애가 없는 어떤 아줌마가 유괴한----." 아아, 그런 일이 있었나. 그래서 모델도 그만두었던 건가.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실 어떤 부모라도 겁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렇게 까지 변하다니. 혼돈에 카오스한 심정으로, 이치노세는 20도 안되는 짧은 인생에서 찬바람만 일으키고 맞으며 살아오다가 가장 첫사랑에 비슷한 감정을 품었던 소녀의, 혹은 소녀였었던, 혹은 소녀인 사진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와카츠키 선생이 담배가 고픈지 집게와 중지를 튕기고 있다. 이치노세는 피우지는 않았지만, 담배 피우고 싶은 심정이라는게 이런 거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 오글오글~ 오글오글오글오글!!!! 나도 써먹어봤다 운명의 데스티니 첫사랑 공식!!!!!!!!! 근데 나 할 업무가 있는데 뭐하는 짓이지!!! 스폰서님 왜 우리는 시간과 정열을 써가면서 서로를 괴롭히는 걸까!!!!!!!!!!!!! 게임 플레이 하신 분들께서 저 밀피유와 크레이프에 뿜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중간에 과자가 하나 더 나올텐데 생각이 안나유...... 원래는 프렌치 풀코스로 해서 심지어 이치노세가 좋아하는 음식 기호마저도 한큐에 낙찰, 완전히 첫사랑에 코꿰인 순정남으로 만들어버릴까 했지만 10년전 예닐곱살짜리에게 프렌치 풀코스 이름을 외우게 하기는 역시 비현실적.... 아니 이 상황에 뭘 더 현실적인 걸 찾을 생각인지 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라고 말하면서 본문에 못 써먹은 걸 토로하는 나는 그저 이치노세가 개그캐로 보일 뿐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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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런 걸 만들어 주셨군요 누군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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